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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분까지 먹고 10년간 노예생활..가스라이팅, 왜 못 벗어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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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10-07 09:33 조회3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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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아시아경제>

과외교사에게 10년 넘게 심리적 지배(심리적 지배)를 당하고 인분을 먹는 등 학대·착취를 당한 30대 여성의 피해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여성은 학대를 당하면서도 자신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가스라이팅은 사람의 심리를 완전히 지배해 피해자가 괴롭힘당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수단으로 한 범죄의 심각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는 친밀한 관계를 전제로 벌어질 수 있는 범죄에 대한 의무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5일 KBS 보도에 따르면, A씨는 10년 동안 과외교사 B씨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가혹 행위에 시달렸다. A씨는 중학교 3학년이던 지난 2003년 B씨를 처음 알게 됐다. A씨는 당시 B씨의 조언에 따라 대학과 학과를 결정할 정도로 B씨를 따랐다. A씨는 대학에 진학한 뒤 4년 동안 B씨의 교습소에서 과외교사 아르바이트를 하고, 졸업한 뒤에는 B씨 집에 들어가 과외교사로 일했다.

B씨의 가스라이팅이 시작된 것은 이때부터였다. A씨는 하루 10시간 가까이 일하면서도 월급을 받지 못했으며 B씨 가족의 빨래·청소 등 집안일을 해야 했다. 또 부모님에게 받은 학비 수천만원도 B씨에게 빼앗겼다.

가혹 행위도 빈번하게 있었다. A씨는 입지 말라는 속옷을 입었다는 이유로 알몸으로 베란다에서 8시간 동안 벌을 서야 했고, B씨의 인분을 먹으라는 강요까지 받았다. A씨는 인터뷰에서 "바닥에 있는 머리카락, 휴지 이런 것을 다 싸서 입에 쑤셔 넣고, 발버둥 치면서 싫다고 했는데도 '이런 것까지 먹어야 정신을 차리고 네가 달라지고 깨우친다'면서 '인분까지 먹어야 정신을 차리겠냐'"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창원지법은 지난 8월21일 B씨에게 상습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해 징역 5년 선고했다. B씨는 A씨 외에도 내연남의 딸을 14회에 걸쳐 상습 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가스라이팅에 의한 범죄는 가족, 친구, 연인 또는 직장 상사 등 다양한 관계 유형에서 나타난다. 먼저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정서적 학대나 폭력 등 행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7월 안양에서는 세 자매가 친모를 여러 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조사 결과 무속신앙에 빠진 친모의 30년지기가 세 자매에게 범행을 사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해자는 세 자매가 결혼을 못 하고 힘든 삶을 사는 이유는 친모 때문이라며 부추겼고, 결국 집단폭행을 하게 만들에 사망에 이르게 했다.

지난 7월 남편의 가정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아내가 극단 선택을 한 사건도 피해자가 오랜 시간 가스라이팅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의 언니 C씨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가해자의 반복되는 상황 조작과 거짓말, 동생을 향한 질타, 폭력 후 안정기가 오면 끝없는 애정표현과 칭찬으로 현실감각과 판단력을 잃게 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가스라이팅에 의한 범죄가 친밀한 관계를 전제로 은밀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물론, 피해자 자신도 학대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A씨는 인터뷰에서 가혹 행위를 당하면서도 학대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B씨가) 발음이 이상하다든지 걷는 게 이상하다든지 저 탓을 하면서 잔소리를 몇 시간, 밤새도록 (했다) 말하면 항상 설득력 있게 들렸고 되게 말을 잘했다"라며 "왜 빨리 빠져나오지 못 했냐고(사람들이 물어본다) 그때 도망가면 죽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C씨 역시 남편의 학대로 목숨을 끊은 동생이 "(남편과의)관계가 사랑이 아닌 줄도 모른 채 10년의 시간 동안 지배당하고, 때때로 돌아오는 현실감각과 견디기 힘든 폭력을 부정하며 괴로워하고 우울해하다 끝내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고 죽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자신 탓을 하게 되거나, 반복적으로 죄책감을 일으키는 말을 듣는다면 가스라이팅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은의 변호사(이은의 법률사무소)는 "가스라이팅을 통해 상해나 폭행 등 심각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하다"라며 "친밀한 관계가 전제된 상태에서 점진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외부에서 눈치채기도 어렵고 피해자 역시 저항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스라이팅은 피해자 스스로 피해를 입고 있음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죄책감을 심어주는 말을 반복적으로 듣게 된다면 가스라이팅을 의심해볼 수 있다"라며 "가스라이팅은 관계를 기반해 일어나는데, 학교에서 이에 대한 교육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폭력에 대한 교육뿐 아니라 가족, 친구, 연인 등 다양한 관계의 본질과 예의에 관한 인문학적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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